오늘은 제 친구들(?) 이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많지만, 그래도 저를 항상 잘 챙겨주는 Fraser 동네 아저씨, 아줌마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사는 동네인 Fraser Street은 Vancouver의 외곽지역으로, Richmond에 가까운 편인데, 주로, 필리핀과 인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아무래도 집값이 중심가에 비해 저렴?하기도 하지만(그래도 평균적으로 룸쉐어 월600불, 홈스테이 월800불 정도, 단, 집마다 가격차이 존재) 한적하고, 조용하고, 깔끔해서 살기에 참 좋은 동네입니다.

당연히 이 동네에도 천주교 모임이 활성화되어있고, 저와 저희집 아줌마 Yolly 모두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천주교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서 동네 사람들과 친분을 쉽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각자의 집에 초대해서 같이 저녁을 함께 먹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인도인 남편 카밀로, 그의 부인 Benny, 그리고 그들의 자식인 Randy가 자기집으로 초대를 해줘서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집집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제각각인데, 카밀로 집은 천주교를 신실하게 믿는 지, 집구석구석마다 십자가, 예수님, 마리아 상 등의 사진이 곳곳에 걸려있었는데, 인도인하면 힌두교가 떠오르는 저로써는 좀 신선하게 다가왔던거 같네요.

참, 카밀로는 요리를 하는 것을 좋아해서 늘 가면 요리를 잔뜩 준비하곤 했는데요.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는 버터카레치킨, 볶음밥, 난, 기름진 돼지고기 양념볶음 등을 준비했더군요. 늘 얻어먹기만 해서 미안한 것도 있고, 이제는 파트타임잡을 하면서 저도 어느 정도 생활비에 여유가 생겨서, 가기 전에 Liquor store에 들러서 적당한 가격의 레드와인을 하나 사가지고 갔습니다. 

카밀로 집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은 아래처럼 다 모여 있었는데요.

맨 왼쪽의 여성분은 이 집 부인인 Benny, 그리고 일본계 캐나다인 Rod, 그리고 그 집 두명의 학생들, 가운데 필리핀 여자분인 Chris, Rod의 부인 .....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네요..ㅠ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부님 PAPA 가 서로 얘기를 나누며, 이미 저녁파티를 시작하고 있더군요.

참, 사진을 보시면 천장에 장식품이 꾸며져 있는데, 알고보니 이 날 카밀로의 생일이었다고 하더군요. 왜 말 안했냐고 물었더니, 그냥.... 이라고 말하던데, 정말로 아무도 오늘이 그의 생일인지 모르고 있더군요. 다행이 저는 와인을 사와서 생일선물이라고 줄 수 있었서 정말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덜 둘러 앉아서 와인한잔에, 식사를 하면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데, 그냥 일상적인 소소한 얘기들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참, 이 날 God of talent에서 핫한 9살 필리핀 소녀 Pinay의 무대를 다함께 시청했는데요.

어린 소녀가 어떻게 디바 비욘세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 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우리 모두 보면서 정말 칭찬하기에 바빴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Yolly 아주머니가 가끔씩 제가 해주는 요리가 정말 맛있다고 말해서 사람들이 자기들도 한국요리 먹고 싶다고 다음에 맛있는 요리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저야 워낙 먹는 걸 좋아하고, 또, 한국음식이 그리워서 자주 요리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해달라고 해서 속으로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머, 한번은 저도 제대로 대접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혼쾌히 승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전 제 머리속에 무슨 요리를 하면 좋을까 이런 생각으로 가득찼었는데, 조만간 한국음식을 차려준 얘기를 포스팅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이 날 맛있는 인도 요리도 먹고, 얘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거 같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저도 주위 사람들을 불러서 집에서 꼭 저녁파티를 열어서 같이 어울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