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교재비를 많이 냈다. 나는 두 세권씩 주면 큰 가방에 들고 다니면서 학생티를 팍팍 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웬 걸. 아침 수업에서만 4개의 주제가 담긴 책 한 권을 건네주고 오후 수업은 책 따위 없다. 심지어 아이엘츠나 토익을 선택한 내 친구들은 책조차 받지 못하고 프린트 된 유인물을 나눠받으며 공부했다. 내가 아이엘츠나 토익을 선택했다면 100% 컴플레인 걸지 않았을까, 낸 책 값이 십만원이 훌쩍 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아무튼 교재는 수준에 맞게 아침 수업 때 받을 수 있다. 교재를 받으면 받았다는 서명을 하고 공부가 시작된다. 한 달에 2개에서 3개의 유닛을 공부하게 된다. 그럼 나머지 유닛은 어떡하느냐. 다음 달에 내가 레벨업을 못하면 그 부분을 배우게 된다. 따라서 1월에 1, 2과를 했으면 2월에는 3, 4과를 하고 다시 3월에는 1, 2과를 함으로써 학생들이 겹치는 수업을 받지 않게 조정한다. 레벨업 두 번 못하면 어떡하냐고? 아마 시켜 줄 것이다 학원에서.

  교재는 실제로 유용하다. 영어로만 되어있으며 ILSC에서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해 낸 나름의 발명품이다. 또한 인터넷에 온라인 Practice Service가 있어서 집 혹은 도서관에서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듣기와 문제풀이를 해 볼 수 있다. 특히 시험기간에 이 Web site는 큰 도움이 됬다.

  시험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과서 위주로 출제된다. 선생님의 재량인지 다른 반과 똑같은지 비교는 못 해 보았으나, 스피킹을 제외하고는 다 같지 않을까 생각된다. 같은 교재로 다른 시험지로 평가받으면 함께 레벨 업 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불공정하다고 생각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험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니 중요하지만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실제로 학원에 일주일에 2회면 많이 나오는 친구가 레벨업 했다. 시험을 잘 봤냐고? 아니 시험 2개는 안보고 2개는 봤으나 70점 정도를 맞았다. 레벨업의 기준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사익을 추구하는 학원으로서 학생이 레벨업 하지 못함으로써 학원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 길을 택하지 않는 것 같다.